본문/내용
미국이 몰락하고 있다면, 우리는?
미국 문화의 몰락, 나름대로 인상적인 책이었습니다. 세계 전체가(물론 우리나라도 포함해서) 상업문화, 소비 제일주의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 가장 선두에 있는 미국문화의 피상성과 경박함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이는 단순히 문화적 부박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몰락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심각하게 우려하는 책이더군요.
둔재 생산국 미국.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되는 미국의 심각한 우민화 상황은 가끔 다뤄진 바 있지만 이렇게 정리해서 읽으니 역시 충격적이더군요. 읽으면서 우리나라는 과연 크게 다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구요.
그리고 정통적인 지식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어 온 원격교육, 혹은 뉴에이지 사상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대학교육이 지식 그 자체를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비자인 학생들의 입맛에 맞춰 변형되는 현실에 대한 개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문학 전공자인 저로서는, 심정적으로는 저자의 의견에 상당히 동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인문학적 소양의 부족함은 삶의 부박함으로 이어진다는 저자의 의견은 상당히 일방적인 관점이고, 그 점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들이 많다면 미국 문화의 몰락을 논하는 저자의 기본 전제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겠지요. 사실 이 책은 인상적인 만큼 공격당할 여지가 많은 책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몰락해 가는 미국 문화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수도사적 활동을 다루면서, 저자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거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을 수도사적 대안 교육의 또 하나의 특질로 파악합니다. 물론 프로젝트가 커지면서 생기는 변질을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면 결국 수도사적 활동이라는 것이 미국 문화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은 너무나 적다는 것이고, 이것이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