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셋째로, 고등학교 2-3학년 단계에 적용되는 과목선택형 수준별 교육과정은 특정 분야의 교과를 보다 집중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또한 과목들이 더욱 세분화됨에 따라 제한된 영역의 학습내용을 보다 집중적으로 깊이있게 학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학습영역의 폭을 줄이는 일은 1-10학년 단계에서도 부분적으로 도입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방안들은 교과의 주요 영역을 모두 섭렵하도록 하는 수업을 지양하고 적은 수의 주제에 대해서라도 보다 깊이있게 학습하도록 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수준별 교육과정이라는 체제의 변화가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모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분명 성급한 기대라고 보아야 하겠지만,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교과별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개정해 나간다면 보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점을 고려할 때, 교육과정의 각론 개정에서 특히 중점을 두어야 할 사항은 교과목 내의 모든 영역을 총망라하여 제시하고자 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제한된 영역에 대해서라도 학생들의 사고능력과 탐구능력을 길러 주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도록 노력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내용’을 무엇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 요구된다. 각 교과에서 다루어지는 개념이나 명제들은 그 자체로 교육내용이 된다기보다는 오히려 보다 중요한 의미에서의 교육내용, 즉 사고방식과 안목을 형성하기 위한 ‘소재’로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다(물론 이 말이 ‘소재’와 ‘내용’이 전혀 무관하다거나, 또는 별개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볼 때 교육과정 구성에서 중요한 과제는 어떤 소재를 어느 정도 포괄적으로 포함시킬 것인가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러한 소재들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길러주고자 하는 지적 능력이나 안목이 무엇인지를 명료화하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