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렇게 ‘본질’에 직접 뛰어 들어 이해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데 여러 다른 견해들이 있고 또 수많은 종파로 나뉘어져 있다는 현실을 주목하면, 거기서 우리는 적어도 두 개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여러 유파들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어떤 통일성이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는 분명 살아 있는 종교이거나 사상이다. 따라서 그것은 시대에 따라 성장하고 변화하여 왔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몇 가지 기본적인 전언이나 방법등은 변화하지 않고 모든 유파에서 엄연히 살아 있다. 이렇게 엄연히 살아 있는 것은 분명 불교의 공통적 기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화를 직접 겪는 것을 우리는 속성이라고 하고, 변화가운데 있지만 그 자체 변화하지 않는 것을 본질이라고 한다. 우리가 불교에 여러 종파들이 있음을 알고 있고, 또 각 종파들간에 심각한 견해 차이가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동시에 그들에게 공통적 기반이 있으며 이것이 불교의 본질임을 긍정할 수 있다.
또 한가지는 결국 ‘불교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하는 물음이 현실적 문제라는 것이다. 불교의 본질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여러 종파로 분열된다는 것은 본질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떻게’ 받아 들이는가하는 문제인데, 따라서 이것은 재해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남은 문제는 유파들(소승·대승)의 공통적 기반을 찾아내는 것과 그것을 재해석하는 두 가지이다. 전자는 본질적 물음의 차원으로 형이상학적인 것이고, 후자는 방법론적인 것이다.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물음과 ‘어떻게’라는 방법론적 물음 사이에는 분명 또 하나의 아포리아(난제)가 있다. 이것은 철학의 영원한 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