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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양식은 ꡐ로망ꡑ이 등장한 것과 같은 시기인 12세기 중반에 프랑스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고딕 양식은 로마네스크 양식에 비해 한층 여성적이고 세련되고 기품 있고 우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같은 여성적인 특징은 ꡐ로망ꡑ을 ꡐ서사시ꡑ에 비교해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종교와 사회가 문학과 건축 양식에 얼마나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사실상 이 시대에 새로이 건립된 대성당들은 모두 마리아에게 봉헌된 것이었다. 노트르담(Notre Dame, ꡐ우리의 귀부인ꡑ 즉 ꡐ마리아ꡑ를 의미함) 성당은 파리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샤르트르, 랭스, 아미애, 루앙, 랑 등 프랑스 각지에 수많은 ꡐ노트르담ꡑ 성당이 건립되었고, 두 말 할 나위 없이 이들 대성당은 모두 고딕 양식으로 건축되었다.
고딕 양식의 급격한 수용과 발전은 12세기가 현대에 못지않게 실험적이고 역동적인 시기였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수호성인의 성소이자 역대 프랑스 국왕의 묘지로 존중되어 오던 성 데니스(St Denis) 수도원 교회는 1144년에 전혀 새로운 고딕 양식의 훨씬 규모가 큰 교회를 짓기 위해 헐렸다. 그것은 마치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미스 반 데어 로에(Mie van der Rohe)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초현대식 건축물을 짓는 것에 견줄만한 일이다. 만일 그와 같은 일이 오늘날 일어난다면 아마 엄청난 논란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12세기에는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그것도 별 저항 없이 수월하게 일이 진행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