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 그는 사방의 벽에 가득 찬 책들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고요한 밤중에 홀로 독배를 마시려고 한다. 바로 그 순간, 부활절의 새벽 종소리와 더불어 예수의 재생을 노래하는 어린이들의 합창소리가 들려온다. 그 희망에 넘친 맑은 목소리는 그의 얼어붙은 마음을 다시 그 아득한 옛날의 생의 환희로 일깨워 주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손을 들었던 독배를 떨어뜨린다. 그가 필생의 학문과 지식, 그리고 정신력으로도 얻지 못했던 다른 하나의 생의 의의를 그 소박한 노랫소리―인간성의 근원에 담긴 자연성으로 말미암아 다시 찾게 되었던 것이다. 이 장면에서의 긴 독백과 맨앞의 파우스트의 독백은 그 이상과 내용에서뿐 아니라 표현방식에 있어서도 매우 높이 평가되는 명문이다.
그리하여 파우스트는 다음날 부활절에 오래간만에 거리에 나가보았으며, 민중들 사이에 끼어서 그들과 호흡을 같이하기도 하면서 한낱 인간으로서 이 고민과 향락을 체험하였고 그것으로써 지금까지 도달치 못하였던 진리를 발견해 보려고 한다. 산책길에서 돌아올 때 그는 강아지 한 마리가 뒤따라오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이 다름아닌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변신이었다. 다시 서재로 돌아온 파우스트는 새로운 의욕으로 신약성서를 독어로 번역한다. 우선 `태초에 말씀이 계셨나니라`의 말씀(logos)을 독어로 das Wort(말)라고 했다가 주저한다. 그 단어를 그렇게 높은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다시 der Sinn(뜻)이라고 번역해 본다. 그러나 그것 역시 너무 소극적이어서 …
그리하여 파우스트는 다음날 부활절에 오래간만에 거리에 나가보았으며, 민중들 사이에 끼어서 그들과 호흡을 같이하기도 하면서 한낱 인간으로서 이 고민과 향락을 체험하였고 그것으로써 지금까지 도달치 못하였던 진리를 발견해 보려고 한다. 산책길에서 돌아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