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왕은 도화랑에게서 7일 간을 머물러 있었다. 그 사이 늘 오색 구름이 도화랑의 집 지붕을 덮고 있었고 향내가 방안에 가득했다. 7일 후에 사륜왕은 자취없이 사라졌다.
사륜왕의 7일 간의 동거로 도화랑은 임신을 하게 되었다. 달이 차서 아이를 낳으려는데 천지가 진동하였다. 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이름은 비형(鼻荊)이라고 했다.
당시의 임금 진평대왕은 그 신기함을 듣고서 비형을 궁중에 데려다 길렀다. 비형의 나이 열다섯 살이 되자 왕은 그에게 집사란 관직을 주었다.
그런데 이 비형 소년은 매일 밤 궁중을 빠져나가 어느 먼 곳을 노닐다 돌아오곤 했다. 왕은 비형이 하는 짓이 의심스러워 용감한 군졸 50명을 시켜 그를 감시하게 했다. 비형 소년은 번번이 월성의 성벽을 날아 서쪽으로 황천 냇가 언덕으로 가서 도깨비 떼를 모아놓고 놀았다. 군졸들이 수풀 속에 숨어 몰래 엿보았더니 도깨비들은 한창 놀다가 여기저기서 들려 오는 새벽 종소리를 듣고는 뿔뿔이 흩어져 가고, 비형 소년 또한 궁중으로 돌아오곤 했다.
군졸들의 보고를 듣고 난 진평왕은 비형 소년을 불러 물었다.
`네가 도깨비 떼를 거느리고 논다던데 참말이냐?`
비형 소년은 그렇다고 시인했다. 비형 소년이 시인하자 왕은 그에게 한 가지 명령을 내렸다.
`그렇다면 네가 도깨비 떼를 부려 신원사 북쪽 개천에 다리를 놓도록 해라.`
비형 소년은 진평왕의 명령을 받들어 그가 거느리는 도깨비 떼를 부려 돌을 다듬고 하여 하룻밤 사이에 커다란 다리를 만들었다. 도깨비들의 손으로 이루어진 그 다리는 귀교(鬼橋)라 이름지어졌다.진평왕은 비형에게 또 물어보았다.
`도깨비들 가운데서 인간계에 출현하여 정사를 도울 만한 자가 있겠는가?`
길달이란 자가 있습니다. 그가 국정을 도울 만할 것입니다.`
진평왕은 다음날 길달을 데려오라 했다.
이튿날 비형을 길달을 데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