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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출발은 항상 사춘기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를 처음 썼던 때가 중학교 3학년 때 쯤으로 생각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어디론가 가버리...
본문/내용
시의 출발은 항상 사춘기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를 처음 썼던 때가 중학교 3학년 때 쯤으로 생각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고 괜히 누군가 보고 싶어지곤 했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동경이라고 할까, 설렘이 있던 바로 그 자리가 시가 태어난 자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자신 대학에서 시작법을 가끔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는 걸 느낀 적이 많습니다. 시에 대해서 일정한 이해나 믿음들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최소한 기본적인 약속 아래서 시 쓰기를 해야 할 텐데 딱히 `시는 이런 거다`라고 말하기는 참으로 힘듭니다.
제 경우에는 「일 포스티노」라는 영화를 보여 주는 것으로 끝나곤 합니다. 후줄근한 차림새의 우편 배달부 청년이 망명 생활 중인 대시인 네루다에게 자꾸 접근하면서 시가 뭔지 좀 가르쳐 달라고 하지요. 이 청년이 시를 필요로 하는 목적은 뻔해서, 시인 하면 떠올리는 것은 여자들한테 편지가 많이 온다라는 것입니다. 그는 베아트리체라는 아름다운 술집 종업원 아가씨에게 접근하기에 가장 손쉬운 수단으로써 시를 쓰고 싶어했고, 네루다를 계속 졸라댔지요. 거기서 네루다가 청년에게 알려준 시의 비밀 가운데 하나는 은유(隱喩)였습니다. 네루다는 시를 물으러 온 첫 순례자라고나 할까, 순진무구한 청년에게 `시는 은유다`라고 넌지시 일러줍니다.
어느 날 해변가에서 수영을 즐기다 나온 네루다는 편지 한 통을 들고 찾아온 청년에게 지금 자기가 쓰고 있는 시를 읊어주죠. `바다는 일곱 개의 초록 혀이다/나는 바다다/나는 바다다/그 이름을 부르며 절벽을 내리친다` 이런 시를 읊어주니까 청년은 `말들이 어지럽다. 말들이 출렁이는 배처럼 어지럽다`라고 말하죠. 그러니까 네루다가 `그래, 그게 바로 메타포라는 거야`라고 일러줍니다. 말들이 흔들리는 배처럼 어지럽다. 말들이 반복되면서 출렁출렁거린다는 것을 흔들리는 배처럼 어지럽다라고 말하는 게 은유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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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 : edel*******
Date : 2011-03-21
FileNo : 16087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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