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과도기 혼합 문화는 적어도 세 가지의 새로운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세 가지의 위기란, 첫째는 적합성(適合性)의 위기, 둘째는 정체성(正體性)의 위기, 셋째는 통합성(統合性)의 위기이다.
과도적인 생활 양식은 전통 사회의 생활 양식의 일부와 외래적인 생활 양식의 일부가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의 격차를 보이면서 서로 융합되지 않은 채로 혼재하거나, 아니면 어느 정도 변질된 과거의 생활 양식이 외래적인 유형과 적당히 타협해서 일시적인 적응을 가능하게 하는 형태의 관행(慣行)이 된다. 이와 같은 과도적인 행위 양식 들도 행위 변화가 계속 진행됨에 따라 끊임없이 그 적합성에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과도적인 행위 양식 속에 혼재해 있는 외래적인 양식들은 한국 사회의 구조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끊임없이 시험받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과도적인 혼합 문화는 잘 통합되어 있는 문화가 아니며, 충분히 제도화될 수 있을 정도로 영속적(永續的) 적합성을 지키기가 어려운 것이다.
과도적인 문화 속에는 한국 사회에 적합성을 가지지 못하는 차용된 외래 문화가 많다. 그와 같은 차용 문화는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른 전통 문화의 해체(解體)에 의해서 일어나는 문화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된 오래 문화이기 때문에, 충분히 선택적으로, 비판적으로, 주체적으로 수용되었다기보다는 모방과 도입에만 급급하면서 받아들인 문화이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의 모방과 도입기를 거쳐 외래적인 행위 양식이 상당히 널리 확산되는 단계에 이르면 외래 문화는 문화적 전통의 정체(正體)를 위협하게 된다.
이처럼 정체의 위기에 당면한 사회에서는 문화적 전통과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다. 그러나 문화적 정체의 회복이 전통 사회 문화로의 복귀나 외래 문화의 배격과 같은 문화적 복고주의(復古主義)나 문화적 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