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어느 학문의 전공자가 인접 학문에 관심을 두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으나, 이 경우 해당 학문의 전공자로서는 불가능한, 뭔가 새로운 것이 내보여야 하지 않을까. 지적 관심이 넓어 여기저기 호기심을 보이는 일부 학자들의 부지런함에 경탄을 금치 못하면서도 정작 그 생산물에 이르러서는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이 관심이 더러 지력(知力)의 낭비로 여겨지는 경우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녹색문화`,생태주의적 `녹색렌즈`동원..
김욱동(서강대 영문학과)교수는 비교적 다산에 속하는 학자다. 1988년 `대화적 상상력`을 출간한 이래 지금에 이르기까지 모두 10권이 훨씬 넘는 책을 펴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생태학을 위하여>, <전환기의 비평논리>, <은유와 환유>등 제목만 일별해도 모두 만만찮은 단행본들이다.
90년대 초반 포스트모더니즘에 천착하다 다시 영상문화에 쫓기는 문학의 위기에 관심을 쏟고, 최근 다시 생태주의에 시선을 돌리기까지 지식동네의 흐름도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좇아왔다. 따라서 90년대 이후 그가 펴낸 책만 대강 살펴도 그동안의 지적 조류를 조감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를 두고 깊이있는 공부는 제쳐둔 채 지적 유행에만 바쁘게 편승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으나, 보기에 따라서는 90년대 초반 포스트모더니즘에 관심을 기울이던 이가 중돚후반으??넘어가면서 영상문화나 생태주의 쪽으로 시선을 이동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신간 <한국의 녹색문화>는 생태주의라는 녹색 렌즈를 통해 우리 문화를 조명한 책이다. 98년 펴낸 <문학 생태학을 위하여>가 문학 작품을 텍스트로 생태주의를 이야기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문학을 낳게 한 환경인 `문화`자체를 텍스트로 삼았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