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가상공간이 문학 행위의 소통 공간으로 기능함으로써 문학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면, 그것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문학이 구현해야할 리얼리티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리얼리티의 문제를 미적 특수성을 보장하는 문학적 장치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식적 실천 행위가 바로 사이버문학이다.
정보화사회와 컴퓨터혁명은 문학의 표현 코드와 소통의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상상력의 지반 자체를 전복시킨다. 가상 공간은 아톰(atoms)이 아닌 비트(bits)의 세계이며, 실제가 아니라 이미지의 세계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새로운 세계는 상상 영역이 아니라 실재하는 영역이다. 아니 실재하는 것보다 더 실재하는 것처럼 인지되는 시뮬라크르한 영역이다. 이제 문학의 상상력은 상상 영역의 후광이 얼마나 넓은가가 아니라, 정보화사회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의식적 지반의 급격한 변화와
이미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얼마나 미적으로 가공하는가에 따라 그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제 이루어 나가고 있는 정보화사회에서 우리의 상상 영역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공간은 비물질적인 지반 위에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물질적인 지반에서 비물질적인 지반으로 옮겨가는 정보화사회의 발전 속도에 따라 우리의 일상도 현실 공간뿐만 아니라 가상공간 내에서도 동일하게 펼쳐지게 될 것임을 인정한다면, 당연히 문학의 물적 지반에 대한 인식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 문학은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