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 동안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존엄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수많은 혁명을 치러 왔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닌다.`는 평등의 명제마저 성별 불평등을 전제로 주장되었다. 인간이면 누구나 이성이 있고, 인간이면 누구나 자존과 자기 결정을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인간이면 누구나 자아의 독립과 성취적 욕구를 갖는다는 상식에 생물학적 여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여자를 인간이기보다 여자라는 생물체로 인식하는 역사 속에서 여성의 권리는 남자라는 인간과는 다른 기준으로 이해되는 통념을 형성하여 온 것이다.
2.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비판하는가
남성 중심주의의 가치 체계는 기본적으로 이분법적 사고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분법적 사고는 모든 것을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습성을 갖는다. 그리고 그 결과는 수직적 우열의 논리로 끝난다. 이러한 구도 속 에서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은 대칭을 이루게 되고, 두 특성과 가치는 서로 조화될 수 없는 분리의 개념으로 나뉘어 우열의 자리에 배치된 후 지배와 피지배 관계에 놓이게 된다. 남성적인 가치가 아닌 것은 열등한 것이고, 열등한 것이 우등한 것에 지배됨이 마땅하다는 논리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를 정당화시킨다. 남성 중심주의는 이분법의 구도 속에서 어떤 논리로든 지배를 정당화시키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분법적 사고의 틀 안에서 `다양함의 조화`라는 개념은 들어설 여지가 없다. 이분법적 사고 자체가 획일적 기준이 설정되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