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말을 통하여 새로운 말을 배운다. 이때에 말(번)은 말에 대하여 말한다. 즉, A계열에 속하는 B계열에 속하는 언어에 대하여 설명한다.
`춘부장은 남의 아버지를 가리킨다`는 말에서 `춘부장`은 한자어이고 `남의 아버지`는 고유어이다. `영어의 Father는 우리말의 아버지라는 말이다`라고 했을 경우에는 영어와 한국어가 서로 관계하고 있다. 이처럼 언어가 언어끼리 관계하고 있다고 해서 이것을 관어적 기능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 기능을 통해서 지식을 증진시키고 또 지식을 체계화한다. `물`이라는 것은 일상의 언어지만 `H2O`는 과학의 언어다.
자연 과학 분야에서는 어떤 물질 간의 결합과 변화를 화학 방정식으로 표현한다. 그것을 일상의 말로 표현하면 번거롭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새로운 어휘를 습득하고 외국어를 배우며 어떤 특정한 지식을 체계화하려 할 때 언어의 관어적 기능이 없다면 우리는 대단히 큰 불편을 겪어야 한다.
(6) 미학적 기능
끝으로 전언(message, 번) 자체에 초점을 맞추려는 언어의 표정에 대하여 생각할 차례가 되었다. 화자에 의하여 씌어진 말은 그 말하는 사람의 의식적 · 무의식적 노력에 의해서 되도록 듣기 좋은 짜임새를 가지려 한다. 즉, 전언은 아름다운 구조를 가지려고 한다. 말도 화장을 하고 싶어한다고나 할까? 가령 `순이와 바둑이`라고 말하는 경우와 `바둑이와 순이`라고 말하는 경우에서 어느 것이 우리 귀에 부드럽게 들리는가를 생각해 보자. 보통 우리는 음절 수가 적은 단어부터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