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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명의 이기(利器)도 우리에게 혜택만을 부여하지 않는 것처럼, 정보 테크놀로지도 장밋빛 미래만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 테크놀로지 중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와 있는 텔레비전이 끼치는 영향에서도 이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텔레비전에서 접히는 폭력이 실생활에서 폭력 사건을 부채질한다는 걱정은 여러 연구에서 꽤 근거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 `가벼운` 시청에서 `중독적인` 시청으로 이어지는 텔레비전 시청은 아이들의 학교 성적, 독서력, 문장력을 떨어뜨리고, 덜 성숙된 시청자로 하여금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하고, 광고에 쉽게 영향을 받게 한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넓은 사고 영역에 걸쳐 본다면, 텔레비전 문화가 이론적 사고, 계열적 사고, 심층적 사고, 추상적 개념화(漑念化)의 힘을 둔화(鈍化)시키며, 인내와 자제력(自制力)을 약화시키고, 개성까지도 파괴한다는 주장도 있다. 텔레비전의 화면은 생생하기는 하지만 만사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사소하고 말단적인 것에 집착하게 하고, 센세이셔널리즘에 빠지게 하는 해악도 범한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슈퍼마켓의 진열대와 주유소를 연상하며, 정치란 이름 있는 사람들이 큰 건물에 드나드는 일 정도로 여기고, 전쟁이란 즐비한 시체가 아니면 멀리 흩어지는 폭탄 연기의 이미지로 생각될 뿐이다. 그 앞, 뒤, 밑, 속을 이어 가며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