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문학은 오랫동안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해왔다. 문학을 매개로 하여 인간은 자연에 감정을 토로하기도 하고 자연은 문학에 의하여 인간이 벗할 수 있는 친근한 대상으로 자리잡아 왔던 것이다. 문학은 역사, 철학과 더불어 문화의 핵심, 세상의 중심에 놓여 있기도 했다. 그렇게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한 줄의 시, 밤새워 쓴 한 장의 편지로 사랑을 고백하는 행위는 지금의 신세대에게는 그다지 호소력이 없어 보일지 모르나 그것을 체험한 계층으로서는 이제 아련한 추억이 되어 가고 있다. 휴대전화와 팩스, 이 메일이 손쉽게 이용되는 현대사회에서 도대체 거추장스러운 편지로 의사를 전달할 까닭이 없을 것이다. 영화 광고 TV등의 영상매체가 인간의 의식을 바꾸어 가게 했다. 컴퓨터 모니터로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원격지에서도 화상회의가 가능한 이른바 뉴 미디어 시대에서 우리는 점차 활자, 문자를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출판물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책은 그리 많이 읽지 않고 있다. 순수문학작품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제 독서는 레저, 컴퓨터, 휴식, 음악등과 마찬가지로 생활을 구성하는 좁은 범위에서, 머리를 식히는 것, 이야기 중심의 흥미위주로 그 형태가 바뀌면서 문학 책을 읽지 않으려는 경향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서점에서도 눈에 띄는 곳에서 문학코너를 찾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다. 과거 청소년들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국내외 명작소설은 어느 사이 후미진 구석으로 밀려났다. 통속색채의 비슷비슷한 책들이 서점 중앙에 당당하게 군림하고 있다. 특히 90년대 이후 ꡒ소설 ○○○ꡓ류의 야사 역사물이나, 외국소설 번역, 기다란 제목으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감상적 시집등이 위세를 떨쳤고 현란한 디자인의 대중잡지며 ꡒ○○○하는 법ꡓ등의 실용서적 진열대를 지나 우선 문학코너를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이다. 순수문학 독자는 과연 어디로 떠나버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