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런데 북한은 최하부 집행단위인 기업을 당이 직접 장악하게 함으로써도 관료제적 위계관계로 조직된 경제에서 나타나는 상급단위와 하급단위 간의 이익갈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64년과 1965년 각각 계획의 ``일원화``와 ``세부화`` 조치를 취했다. 계획의 일원화는 하부기업이 상부경제지도 기관에 대한 정보조작을 감시하기 위하여 정보의 이중통로를 마련했다. 즉, 일원화 체계 이전에는 말단 기업소의 경영정보가 기업소의 직접 상급 지도기관의 위계 즉, 기업소-국-성의 계통을 밟아 국가계획위원회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런데 계획의 일원화 체계는 이와는 별도로 국가계획위원회 직속으로 각 지역에 지구계획위원회, 공장 기업소에 국가계획부를 조직하여, 이들이 그 기업소가 감당할 수 있는 최고 생산계획을 별도로 작성하여 국가계획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계획 세부화의 ``본질적 요구``는 경제의 모든 미시적 상황까지도 중앙에서 직접통제하여 `계획의 구체성과 균형성을 보장하는 것이다`고 한다. 이러한 요구는 계획중앙이 국민경제의 모든 미시적 정보까지도 ``완전하게`` 수집하는 것이 가능하며 그에 기초하여 모든 경제활동을 ``톱니바퀴 처럼 딱딱맞아 떨어지게`` 짜맞추는 것이 가능하고 또한 바람직하다는 발상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당-국가 최고지도부의 의욕적이며 선택적 성장목표 때문에 자재에 대한 거시경제적 과잉수요, 즉 구조적 자재부족 현상이 초래된다. 또한 계획작성에 있어서 상급기관과 하급기관 사이의 이익갈등이 존재하고 따라서 하부단위의 상부에 대한 경영정보보고는 왜곡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경제의 구조적 조건이 이러할 때 거기에 기초하여 작성되는 어떠한 계획도 계획의 정합성, 현실가능성, 실제 필요충족 지향성에서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제 집행과정에서 빈번한 계획수정 또는 사실상의 무계획 상태는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