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5 . ‘내가 좋으면 그만’
7‘재미’와 ‘인기’의 미명아래 현대문화는 소비자 중심주의(consumerism)로 흐르게 되고 또한 ‘나’의 ‘판단’과 ‘경험’과 ‘느낌’을 절대시하는 ‘직관적 주관주의’에 접맥하게 된다. 산업화가 가져온 도시생활은 과거의 가족이나 공동체, 혹은 종교기관과 같은 일차적 사회화 기관의 쇠퇴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사회적, 문화적 전통과 도덕적 규범은 급속히 약화되고, 현대인은 일종의 문화적 진공상태에 처하게 된다. 이 규범적 공백을 채우며 쉽사리 그 세력을 굳히는 것이 바로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라는 자유주의이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고, “어느 누구도 나를 판단할 수 없다.”는 대중문화의 이같은 자유주의적 주장은, 이성을 배격하면서 경험과 느낌과 직관을 중시하는 낭만주의와 쉽게 연결된다. “추구해야 할 생의 또 다른 위대한 목표는 느낌과 감각이다. 이것이 남에게 직접적 피해만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부추겨대는 대중문화의 논리가 바로 낭만주의를 답습하는 것이다.
6 . 즉석주의
대중문화는 현대인으로 하여금 즉각적인 충족감을 지향하도록 한다. 테크놀러지의 경이적인 발전은 먹고 마시는 일에서부터 보고 듣고 물품을 구매하는 일까지 거의 모든 일에서 그 행위로 인한 충족감을 즉석에서 맛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즉시적인 만족을 주며 접근이 용이하고 아무런 심미적 자질을 요구하지 않는 대중 음악과 VCR, 비디오 게임, 나아가서는 신간, 베스트 셀러까지 요약녹음으로 단 수십분 안에 들어 버릴 수 있는 오늘의 현실이 ‘무엇이든지 쉽게 그 자리에서’ 그 충족감을 만끽시키려는 현대의 문화풍조를 잘 대변한다.
단 몇분 동안 텔레비전을 보아도 맘에 들지 않는 장면이 나올때마다 가차 없이 ”리모콘”를 눌러대는 문화적 조급성을 모든 문화행위에 적용하려는 현대인과, 그러한 현대인의 욕구에 편승해서 모든 영역에서 즉각적 충족감이 가능하도록 형식과 내용을 개조하고 있는 대중문화, 문제는 양쪽 모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