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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언 율시로, 49세 되던 해에 성도(成都)에서 지은 작품이다. 수련(首聯-1,2행), 함련(頷聯-3,4행), 경련(頸聯-5,6행)...
본문/내용
칠언 율시로, 49세 되던 해에 성도(成都)에서 지은 작품이다. 수련(首聯-1,2행), 함련(頷聯-3,4행), 경련(頸聯-5,6행)에서는 여름날 강촌의 한가하고 정겨운 풍경이 그려져 있다. 맑은 강이 마을을 안아 흐르고, 제비와 갈매기가 날고, 아내는 종이에다 장기판을 그리며 아들은, 고기 잡을 낚시를 만들고 있다. 미련에서는 병을 다스릴 약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적절한 대구(對句)가 작품의 묘미를 더해 주고 있으며 특히,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여도 속으로는 어지럽기만 한 인간사(人間事)를 갈파한 경련(頸聯)은 두보의 시재(詩才)가 돋보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긴 여름날 한가로운 생활을 진솔하게 묘사한 것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전란 중에 가족과 이별하고 고향을 떠나 외롭게 객지를 떠돌던 두보의 더없이 소중한 여유와 심정을 표현하였다고 할 수 있다. 맑은 강이 휘돌아 나간 강촌의 여름낮에 제비와 갈매기가 쌍쌍이 오가고 있다. 이런 한가함 속에서 늙은 아내는 장기판을 그리고 있고, 어린 아들은 낚시를 만들고 있다. 이에 몸을 추스릴 약만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소박한 꿈과 자족할 줄 아는 생활의 여유가 보인다. 절로 오고 가는 제비와 서로 가깝고 친한 갈매기, 장기판을 만드는 늙은 아내와 어린 아들의 대구(對句)도 참으로 묘미가 있다.
그러나 보는 눈을 달리하면, 이 시가 가지는 깊은 의미는 경련(頸聯)에 있다. 하얀 종이 위에 일부러 줄을 쳐서 장기판을 만드는 아내와 바늘을 굳이 구부려 낚시를 만드는 아들, 이것은 한가하고 평화롭기만 한 자연과는 대조적으로 누구를 이겨 보고, 무엇을 잡아 보려는 인간들의 욕심을 풍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시는 한가롭고 평화스럽게 보이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갈매기와 제비로 바꾸어 놓아, 만족할 줄 모르고 음험한 술책을 일삼는 세태에 대해 시인은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