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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따라지 목숨”이라는 원제목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의 당선작이다. 원제목으로 알 수 있듯이 고향을 버리고 타관으로 떠도는 1930년대 한국 유랑 농민의 서글픈 삶의 한 단면을 그린 작품이다.
실제로 1930년대 우리 나라 농가의 경제 사정과 부채 문제는 매우 심각했으며 당시 토착 농민의 상당수가 궁핍과 고리 대금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런 당시의 농촌 상황을 생각할 때, 작중 인물의 경제적 궁핍은 당대의 빈궁하고 괴로웠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작중 인물들은 성실하게 살려고 했으며, 선량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생활의 보금자리를 갖겠다는 이상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극단적인 상황에 몰려 있다. 남편은 아내의 매음(賣淫)을 재촉하고 아내는 남편의 매가 무서워 매음을 행하게 된다.
문제는 그들의 태도이다. 남편은 매질을 해서 아내를 매음(賣淫)길로 내보낸다. 그의 아내 역시 매음을 모욕과 수치로 여기면서도 남편에게 매맞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든지 사양치 않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아무리 빈곤하다지만 자기의 아내로 하여금 몸을 팔게 하는 행위나, 몸을 팔아서라도 숨돌리고 살아 보려는 아내의 행위는 보편적인 우리의 윤리 의식에서 벗어나 있다. 하지만, 극도의 가난 속에서 윤리나 도덕은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한다. 춘호 내외의 윤리 의식 결여를 탓하기에는 그들의 무지와 빈곤의 무게가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돈에 대한 탐욕과 가난 때문에 아내에게 매음을 사주(使嗾)하거나 아내를 매매(賣買)하는 경우는 김유정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춘호처럼 돈에 대한 허망한 탐욕에 이끌린 남자들은 아내를 가축이나 물건으로 취급하거나 성(性)을 생계 수단으로 이해하면서도 하등의 도덕적 수치감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 소설은 “만무방”과 같이 빈곤 때문에 도덕성이 압살(壓殺)당하는 사회적 아픔을 페이소스(pathos) 짙게 그려 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