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시 전문
산이 저문다.
노을이 잠긴다.
저녁 밥상에 애기가 없다.
애기 앉던 방석에 한 쌍의 은수저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한 밤중에 바람이 분다.
바람 속에서 애기가 웃는다.
애기는 방 속을 들여다 본다.
들창을 열었다 다시 닫는다.
먼 들길을 애기가 간다.
맨발 벗은 애기가 울면서 간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림자마저 아른거린다.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사색적. 상징적
심상 : 시각적
어조 :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비통한 심경을 절제하는 어조
구성 :
1연 은수저에 고인 눈물
2연 아기에 대한 환상
3연 안타까운 아버지의 정(情)
제재 : 은수저
주제 : 아기를 잃은 아버지의 정(情)
출전 : <문학>(1946.7). 시집 <기항지>(1947)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의 시적 정황은 정지용의 “유리창1”처럼 어린 아이가 죽은 상황이다. 정지용의 작품이 아들이 죽은 상황을 내면적 절제를 통하여 감각적으로 잘 표현했다면 이 작품은 은수저라는 매개를 통하여 ‘아이의 부재(不在)’에 대한 슬픔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데서 도 작품은 동류(同流)에 묶을 수 있다.
이 작품은 거의 한 행이 한 문장으로 이루어질 정도로 짧은 스타카토 형태로 씌어 있다. 이것은 무척이나 비통한 심정을 매우 냉정하고 차분한 어조로 진술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 실제로 이 작품에서는 ‘눈물’이라는 단어가 한 번 나오지…
이 작품은 간결한 소묘 속에 아이를 잃은 부정(父情)을 너무 감상적이지 않게 효과적으로 잘 드러낸 이미지즘 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