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러나 이를 신화적 사유가 아닌 이성적 사유의 구도에서 그것도 수학적 계량화의 구조로 표현했다는 사실은 단순히 사유의 발전 단계 혹은 인식의 이해 확장이라는 수준을 너머서 있는 매우 획기적인 인류사의 전환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전환은 아인슈타인이 아무리 천재라도 그 개인 자신에게만 공을 돌릴 수 없다. 이 공식이 등장하기까지 많은 역사적 배경이 되는 과학적 탐구과정이 있어 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나오게 되는 역사적 추이를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 총량의 합이 일정해야만 아마도 아인슈타인의 E = mc2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잘 생각해보면 과학이기보다는 철학적 사유에 가깝다. 우선 그 보존이 되는 범위가 전우주적이어서 구체적이지 못하고 가설에 가깝거나 철학적 성찰에 가깝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에너지 보존법칙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에너지가 없어지거나 새로이 생성되는 것이 없이, 그 전체 총량이 일정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아는 물질 체계에서 물질이 없어졌다는 것은 실제로는 없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물질 체계로 옮겨진 것일 뿐이며, 새로이 생겼다는 것은 다른 체계에서 전이해 온 것일 뿐이다. 그런데 그 전이과정에서 물질이 전이되어지는 그러한 물질 형태는 가시적이고 부피를 지닌 질량 물질이 아니라 에너지 형태를 띄게 된다. 그래서 에너지 보존법칙이라고 말한다. 그때 에너지 총량이 보존되는 체계는 국지적인 체계가 아니라 우주 총합적인 전체계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앞서 말했듯이 우주 총합의 전체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얼마나 큰지를 알고 있지 못하다. 우리는 우주의 크기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작은 지구 체계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말하고 있지만 전체 우주계의 차원에서 본다면 생성되는 것도 없고 소멸되는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