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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선후기 풍속화에서는 이와같이 사회의 어두운 부면은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해학과 풍자로서 극화시킨 점이 특기할 만하다. 김홍도(金弘道, 1745-1806이전)가 이러한 측면에서 풍속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는 등장인물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감정을 표출하는 데 능란한 감정의 마술사이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은유와 풍자로써 엮어내는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것이다. 간단한 배경에 간략한 표현을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서는 생활의 정감이 넘쳐나고 약동적으로 활력이 넘친다.
김홍도는 주변의 상황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전체적인 분위기 속에서 표출하는 것에도 능하였다. ꡔ씨름ꡕ은 이러한 측면에서 성공한 작품이라 하겠다. 화면 가운데 씨름꾼을 보면, 낭패의 빛이 뚜렷한 얼굴 표정과 넘어가지 않으려고 상대방의 옷을 움켜진 손에서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의 표정과 자세는 구경꾼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구경꾼들은 상체를 앞으로 굽히면서 승리의 막바지를 독려하고 있고, 오른쪽 아래의 두 사람은 넘어가는 자신의 편이 안타까운지 입을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뒤로 몸을 젖혔는데, 화가마저 어찌나 다급했던지 땅을 짚은 손가락의 모습을 바꾸어 그릴 정도이다. 이러한 열띤 상황과는 무관하게 다소 엉뚱하게 열심히 엿을 팔고 있는 엿장수를 설정한 것은 김홍도의 치밀함과 해학성이 돋보이는 경우이다. 승리와 패배, 이에 따른 환호와 안타까움, 그리고 야단법석 가운데의 무관심 등 상황설정의 절묘한 배합이 이 그림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김홍도의 뒤를 이어 화원으로서 맹활약을 한 풍속화가로는 김득신(金得臣, 1764-1822)을 꼽을 수 있다. 그는 김홍도의 아류라고 평가받을 만큼 그의 화풍을 충실히 계승하였지만, 그래도 돌발적인 상황묘사나 인물의 성격묘사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