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원칙은 어음법 제7조에 명문의 규정이 있고, 제32조 2항 ·제65조 ·제69조 등에도 이 원칙이 표현되어 있다. 어음행위독립의 원칙을 인정하는 근거에 관하여, ① 어음행위는 각각 어음상의 기재를 내용으로 하는 별개의 법률행위이므로 독립의 원칙은 당연한 것이라는 학설과, ② 보통법에 대한 예외라고 해석하는 학설이 있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둘째의 학설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원래 보통법의 원칙에 의하면 어떠한 법률행위가 다른 법률행위를 전제로 하는 경우에, 전제로 되어 있는 법률행위의 무효는 뒤에 따르는 법률행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원칙을 일괄할 때에는 어음의 원활한 유통이 저해된다. 따라서, 어음의 무효원인을 외형상의 것과 실질상의 것으로 나누어, 어음증권상에 나타나 있지 않은 무효원인은 다른 행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통법에 대한 예외규정을 둔 것이다.
어음행위독립의 원칙은 그 예외적 성격으로 인하여 그 적용에는 한도가 있다. ① 이 원칙은 어음행위의 효력발생에만 관련된 것이며, 어음행위의 효력의 소멸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② 앞선 행위가 형식적 무효인 때에는 뒤에 따르는 행위에 영향을 미쳐 이 원칙은 배제된다. ③ 여러 개의 어음행위 중에서 어떠한 어음행위가 다른 어음행위를 전제로 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처음부터 이 원칙의 적용범위 밖에 있다.
그 행위의 실질적 무효는 물론, 형식적 무효도 다른 행위에 영향이 없다. 예컨대 인수는 발행인이나 배서인의 책임의 전제조건이 아니므로, 인수가 형식적으로 무효라도 발행인과 배서인은 책임이 있다. ④ 이 원칙은 어음의 선의취득자보호에서 한 걸음 나아가 어음의 유통성을 확보하는 제도이므로, 어음취득자의 선 ·악의에 상관없이 어음행위의 형식적 요건만 갖추면 다른 어음행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