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말보리오는 외관으로 보면 엄격한 `청교도`이지만 내면으로는 사악한 심성을 가진 양면적 인물이다. 그는 자신에 대해 과대 평가하는 성향 또는 망상을 지니고 있는데, 하녀 마리아의 재치로 그의 올리비아에 대한 속마음을 드러내게 했을 때 그가 보이는 모습은 `광기`에 가깝고 희극적 절정을 이루게 된다. 청교도들의 근엄함과 가식이 풍자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 십이야>에서는 현명한 공작 오르시노, 정숙한 올리비아, 청교도적인 말보리오, 폭풍에 빠졌던 바이올라와 세바스찬, 이 모두는 상사병과, 낭만적 사랑의 기괴한 폭풍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모든 지혜, 예절 및 정숙함 같은 미덕은 사라지고 자연스럽지 못한 기괴한 욕망들이 깊숙한 곳으로부터 솟아 나오는 것이다. 그것이 말보리오에 이르러서 절정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결국에 가서, 말보리오는 어두운 창고에서 구출되고, 바이올라는 올리비아의 비정상적인 욕망에서 구출되며, 오르시노 공작은 ` I shall have share in this happy wreck ` 라고 하며 바이올라에게 청혼을 한다. 여기에서 오르시노는 등장인물들의 어리석은 행동들을 `wreck`으로 비유함으로써 `drowning`의 이미지와 `foolery`, `madness`의 이미지를 연결시키고 강화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사랑에 빠진 등장 인물들이 모두 허우적거리며 어리석은 짓을 보이는 모습은 `drowning`의 이미지 혹은 `wreck`의 이미지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바이올라와 세바스찬이 난파를 당해서 낯선 고장의 해변에 상륙하게 된 것과 바이올라의 변장으로 인해서 야기된 비정상적인 어리석음과 madness의 이미지가 연결되는 것이다. 영화<십이야>에서는 결국 discord가 이성과 사랑, appearance and reality 사이에서 concord로 회복되고 모두들 본래의 자신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