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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 어떤 한계, 즉 자연, 혹은 이성 등의 한계를 긋고, 계시와
신앙을 그 한계 위에 둔 것은 토마스적 특징이라 하겠다. 이러한 방향은...
본문/내용
문화에 어떤 한계, 즉 자연, 혹은 이성 등의 한계를 긋고, 계시와
신앙을 그 한계 위에 둔 것은 토마스적 특징이라 하겠다. 이러한 방향은 현대에
이르러서 칸트에 의하여 더욱 굳혀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칸트는 문화를 기
독교문화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세속적, 과학적 지식, 즉 유클리드의 기하학과
코페니쿠스의 천문학과 뉴튼의 문리학이 지배하는 과학문화를 인식하였다. 칸트
는 그리스도와 이 문화의 관계를 설정하면서 순수이성비판을 저술한 것이다.
`지식의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신앙의 여지를 주고자 함`이 그의 목적이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영역과 문화의 영역을 구별하고 이원화시켰던 것이다. 그러
나 이 양자간의 관계는 역시 토마스적인 것이었다 하겠다.
칸트에 의하면 결국 세속적인 과학적 문화는 나름대로의 논리와 구조를 가
지고 있으며, 그리스도로 대표되는 윤리와 형이상학, 즉 `가치의 세계`는 그 위
에 있는 것이라고 구분하여 놓고, 초월의 세계를 현상의 세계 위에 두고 있다.
따라서 현상의 세계에 살고 있는 인간은 동시에 문화를 따라 갈 수 있고, 또 그
리스도도 따라 갈 수 있게 되었다. 충실한 과학자가 동시에 독실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 길이 트인 셈이다. 그것은 그리스도는 문화 위에 있으며, 과학의 영
역과 신앙의 영역은 다르기 때문이다. 과학이 신앙을 입증할 필요가 없어졌으
며, 또한 신앙이 과학 때문에 희생당하지 않고, 오히려 독립적 정신적 영역을
독차지하기에까지 이르렀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