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군에서 가장 힘들다는 공수 훈련을 받던 어느 날, 갑자기 제대 후의 삶에 대해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취직한 후에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하고, 그렇게 그렇게 세월이 흘러 아이를 낳고, 키우고, 정년퇴임하고 그러다 운명을 달리하고.. 그것이 보편적인 삶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힘들고 힘들던 그 상황에서, 마치 내 인생에 관해 미리 다 알아버린, 이제는 그 순서대로 살아버리면 되는 듯한 그런 허무한 느낌은 육체적인 고통조차도 못느낄 정도로 날 절망 속으로 몰아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치기 어린 생각이었지만, 그 당시 내가 가진 조건으로 할 수 있는 나의 삶엔 도무지 흥미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방법을 찾기엔 지금까지의 나를 만든 학교, 가족, 사회 등등의 조건으로부터 벗어나기에는 자신도, 용기도 없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고민의 결과로 몇 가지 삶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을 얻게 되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자신 스스로 선택한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목표를 성취해 나가는 것...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그제서야 나에 대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 적성, 취미, 능력과 흥미, 이제까지의 삶 속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 등... 나에게 맞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노래를 배울 때 난 가장 행복했었다!`
노래를 처음 배울 때의 즐거움, 그 재미에 빠져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든 중창단 시절, 대학 합창단 공연, 교회 친구들과의 뮤지컬 공연 등... 내 기억속에서 가장 즐거웠고, 남이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즐겁게 보낸 순간들을 기억해내는 순간, 그 순간부터 난 뮤지컬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한 결정의 한가운데 바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가 있었다. 교회 대학부 친구들과 후배들이 힘을 모아 비록 교회본당에서 하는 공연이었지만, 연기와 노래, 조명, 의상 디자인, 무대장치, 밴드까지 모든 것을 우리의 힘으로 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