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무인도에 난파당한 로빈슨 크루소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타자와의 관계맺음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난파당한 날로부터 매일의 일자를 표시했고, 규칙적인 생활을 이전과 동일하게 했으며 가장 중요한 건 프라이데이란 하인을 통해 두 명에 불과하지만 하나의 사회를 이루어서 생활했다고 볼 수 있다. 즉 그가 살아남은 섬은 규모는 작지만 하나의 완벽한 사회를 이룬 공동체였던 것이다. 만약 로빈슨이 타자나 외부와의 관계맺음을 포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추측에 불과하지만 그는 오히려 정신적 소외감을 견디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타자, 외부와의 관계맺음을 통해 사람은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을 파악하고 그런 구조 안에서 자유라는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자유의 실현이란 자아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외부세계와 관계를 맺고 상호 작용을 수행하면서 얻게 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개념이다. 이런 자유의 발현과 완성 그리고 실현은 사회 안에서 나를 포함한 공동체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에 대해 오히려 타자와의 관계맺음이 각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는 가란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주지했듯 나 혼자만의 자유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공동체안이 아닌 개인만 존재한다면 자유라는 것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의 권리와 나 혼자만의 생활을 위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닌 방종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볼 수 있다. 자유의 의미가 잘못 해석된 방종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명목 하에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이율배반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공동체와 사회의 자유를 파괴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