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테라스에 자리를 잡자 어부들이 노인을 놀렸지만 노인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 중 나이든 어부들은 그를 보고 서글퍼했다. 그러나 내색은 하지 않고, 조류(潮流)가 어떻고 어느 정도의 깊이에 낚싯줄을 내렸으며 좋은 날씨가 한동안 계속 될 것 같다는 등 경험한 여러 가지 일들만 점잖게 이야기했다. 많은 어획고를 올린 어부들은 벌써 들어와 마알린의 배를 갈라 두 장의 판자 위에 늘어 놓고는 판자 양쪽에 두 사람씩 붙어 비틀거리며 어류 저장고로 운반해 갔다. 여기서 아바나의 어시장으로 실어갈 냉동 화물차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상어를 잡은 어부들은 그 상어들을 맞은편 해안에 있는 상어 공장으로 날랐다. 그 곳에서 상어를 도르래와 밧줄로 달아올려서 간을 빼내고, 지느러미를 자르고 껍질을 벗기고 살을 소금에 절이기 위해 토막을 내었다.
바람이 동쪽에서 불어오면 상어 공장으로부터 항구 건너로 냄새가 풍겨왔다. 그런데 오늘은 바람이 북풍으로 바뀌더니 곧 그치고 말아 냄새가 날듯 말듯 희미하게 풍겨왔다. 테라스는 햇살이 밝게 비쳐 아늑했다.
`샌디에고 할아버지.` 소년이 불렀다.
`응.` 노인이 대답했다. 그는 맥주잔을 손에 든 채 과거를 회상하고 있었다.
`내일 쓰실 정어리를 좀 구해다 드릴까요?`
`괜찮아. 가서 야구나 해. 나는 아직 노를 저을 수 있고, 로헬리오가 어망을 던져주니까.`
`그래도 가고 싶어요. 같이 고기잡일 못하니까 무엇이든 도와드리고 싶어요.`
`이미 맥주를 사주지 않았니. 너도 이젠 어른이 다 되었구나.`
`맨 처음 저를 배에 태워주신 게 몇 살 때였죠?`
`다섯 살 때였지. 고기를 잡아올렸을 때 그 놈이 어찌나 퍼덕거렸는지 하마터면 배가 박살날 뻔했지. 그 때 너도 죽을 뻔했어. 기억나니?`
`네, 기억나요. 그 놈의 꼬리가 어찌나 무섭게 날뛰던지 배의 가름나무가 다 부러졌었지요. 할아버지는 나를 젖은 낚싯줄이 있는 이 물쪽에 던졌어…
`네, 기억나요. 그 놈의 꼬리가 어찌나 무섭게 날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