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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그 변화에 대한 이해
당시 다른 성리학자들 중 어느 누구 못지 않게 퇴계도 우주·자연을 탐구하였다. 그가 일찍이 선기옥형, 즉 혼천의를 제작한 사실이 이것을 증명한다. 혼천의를 통한 이해이기 때문에, 우주·자연에 대한 그의 탐구는 주로 천체의 구조와 그 운행의 측면을 위주로 한 것이다. 같은 책, 상권, p.788, <여김사순별지>.
천문의 측면으로 파악한 것이므로, 그가 이해한 우주는 당시 유학계의 일반적 인식과 다름없이 천지사방에 관한 ‘육합’으로 언표된 것이다. 같은 책, p.680, <답김이정>.
천과 지에 대하여서는, 그도 당시의 일반적 인식인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난 형태라는 ‘천원지방’과, 땅은 움직이지 않고 하늘이 움직인다는 ‘천동지정’을 믿었다. 같은 책, p.915-916, <천명도>.
이러한 믿음을 기초로 그 밖의 성신에 대한 이론을 견지하였다. 그러나 그의 그러한 견해는 주희등의 견해와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487-
우주·자연에 대한 형이상학적 이해에 있어서도, 그는 일단 주돈이의 ≪태극도설≫과 주희의 ≪계몽전≫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성학십도≫, ≪계몽전의≫, ≪천명도설≫ 등에서 그러한 점이 확인된다. 그리하여 인간과 만물은 물론, 그 총체인 우주·자연은 리와 기로 되었다는 것, 우주·자연의 근원은 궁극의 리인 태극이라는 것, 따라서 그 최초의 생성은 태극의 동정으로 해서 음양이 생겼으며, 이어 음양의 변합으로 오행(금목수화토)이 생기고, 그 오행의 응취로 인간과 만물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황, ≪성학십도≫, 제일도.
퇴계의 리기관에서 리는 물체의 존립·생성을 가능케 하는 원리인 동시에 원인(소이연지고)으로서 기에 선행하는 실재로 간주된 것이며, 기는 음양오행이라고 하였듯이 물체의 생성을 이루는 재료와 힘(력)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