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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길잡이(1)
한시적(漢詩的) 품격에 친숙한 조지훈의 이 시도 전후(前後) 두 단락으로 구분되어 선경 후정(先景後情)의 구성을 보여 준다. 앞의 두 문장이 배경이라면, 그 이하에는 그러한 배경 속에서의 화자의 심회가 드러나 있다.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거미줄 친 옥좌’의 구절들이 보여 주듯이 망해 버린 왕조의 궁궐에서 화자가 느끼는 심회는 역사에 대한 허망함일 터이다. 한번도 활개쳐 날아오르지도 마음놓고 울어 보지도 못한 ‘봉황’의 모습은 우리 역사가 또한 그러했음을 나타내 준다. 화자는 나라 패망의 원인을 사대 사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라는 간명한 표현이 그것을 잘 말해 준다. 권력의 상징으로서 ‘쌍룡’ 대신에 ‘봉황’을 틀어 올렸다는 것도 같은 뜻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망국의 현실 속에서 화자는 ‘몸둘 곳이 바이 없다,’고 한다. 나라의 패먕 앞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부질없기에 참을 수밖에 없지만, 차라리 눈물이 속된 줄 몰랐더라면 구천에 사무치도록 울고 싶은 심정이었으리라.
감상의 길잡이(2)
이 시는 퇴락(頹落)한 고궁의 옥좌 앞에서 몰락한 왕조와 국권의 상실을 회고하면서 비극적인 역사의 슬픔을 노래하고 있는 산문시이다. 역사에 대한 감회라는 관념적인 주제를 구체적이면서 평범한 시어를 적절히 이용하여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으며, 시인의 역사 의식과 조국애가 낭만적 정조를 바탕으로 드러나 있다.
행과 연의 구분 없이 6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산문시인 이 작품은 내용에 따라 크게 두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문장부터 둘째 문장까지의 앞 단락은 퇴락한 대궐의 모습을 서경적으로 묘사한 부분이며, 셋째 문장부터 여섯째 문장까지의 뒷 단락은 그것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상을 노래한 부분으로, 선경 후정의 방법에 따라 시상을 전개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