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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인의 시세계(詩世界)를 체계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이 시인론(詩人論)의 임무라면, 시인론을 위해서는 그러한 체계를 구현할 수 있도록 입체적이고 포괄적인 안목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시인은 시로 그의 우주에 대답한다는 생각이다. 시인도 어차피 사람이고, 그런 이치로 본다면 그의 삶이 시와 무관할 수도 없다는 모든 가설들은 옳다. 그러기에 시인을 철저하게 이해하자면 그에 관련되는 모든 사항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생겨나고, 그것도 옳은 일이다.
그러나 한 시인을 철저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시인론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시인에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을 살피는 시인론도 있을 수 있다. 한 시인의 가장 주된 특질은 그것을 보여 주는 그의 시에 담겨 있다는 소박한 전제를 앞세우고 보면, 부분으로도 전체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다물이 짜다는 것을 알자면 손가락으로 찍어 맛보는 것으로 족하지 태평양 물을 다 마실 필요는 없다는 지혜가 이런 제한적 시인론을 뒷받침해 준다.
둘째, 어느 시인이라도 그의 시세계는 복합적인 것이 보통이어서 그의 시를 이루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들이 다양하게 들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특성들을 다 합해서 살필 때에 비로소 한 시인의 시세계는 입체적으로 조감될 수 있다. 그러나 입체적 조감을 위한 시인론 못지 않게 그 시인의 두드러진 면모를 부각시켜 내는 시인론도 중요하다. 전자가 시인에 초점을 맞추는 시인론이라면, 후자는 문학사적 위상을 조명하는 시인론이 된다.
사실 시이거나 정치이거나 역사를 말한다는 것은 변화를 서술하는 것이고, 변화란 특이성의 집합이 보여 주는 궤적이라 할 수 있다. 문학사란 그 특이성의 생성과 소멸을 인과 관계로 풀어 보이는 것이다. 한 시인이 주는 강력한 인상은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