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결국 대진은 존덕성이라는 내면 수양은 유가의 것이 아니라 도가나 불교의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대진은 “정주는 노장과 불교가 가리키는 것에 나아가 그 말을 바꾸어 리라고 했으니, 유학을 가지고 불교로 들어간 것은 아니고 잘못하여 불교의 말을 유학에 섞었을 뿐이다. 육왕 등의 사람은 노장과 불교가 가리키는 것에 나아가 리를 그것에 충당시켰으니, 이것은 유학을 가지고 불교로 들어간 것이다.” 정자주자취로장석씨소지자, 전기설이언부리, 비원유이입석, 오이석씨지언잡입우유이. 육자정왕문성제인취로장석씨소지자, 즉이리실지, 시내원유이입우석자야. 『맹자자의소증』 「리」조라고 정주학과 육왕학을 평가함으로써, 유가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낙인찍는다.
물론 정주학과 육왕학에 대한 대진의 평가는 잘못된 부분이 많다. 그러나 대진의 생각은 자신이 살핀 정주와 육왕의 오점을 침소봉대함으로써, 자신의 공부론을 합당한 것으로 제시하려는 데에 있다.
대진은 인간의 도덕적 능력은 학문에 의해서만 갖추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 도덕적 능력이란 인간의 심지에 얻어지게 되는데, 심지는 다만 인식능력일 뿐 그 자체에 어떤 도덕적 본성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대진은 심지가 학문을 통하여 밝게 되고, 그것이 오래되어 점차 더욱 밝아짐으로써 결국 성인의 지혜[성지]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학문은 그 부족한 점을 증익하여 지혜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데, 증익을 계속하여 그 지극한 데에까지 이르러 일월과 같은 밝음이 있게 되면 성인인 것이다.(유학가이증익기부족이진어지, 익지불이, 지호기극, 여일월유명, 칙성인의) 『서언』 권중 『대진전서』 중언하자면, 대진에게 본연지성이란 없기 때문에, 학문을 통하여 지혜가 확충되는 것이지 그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것’[복기초]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