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키치의 현상학 이후
키치란 말의 어원은 `쓰레기를 수집하다`는 뜻의 독일어 키쉔(Kitschen)으로부터 유래했다. 그 어원적 의미는 정크아트(쓰레기 미술)를 직접적으로 지시하며, 적어도 아상블라주(집적. 集積미술)와 컴바인아트(개별적인 요소를 무차별적으로 뒤썩는 미술형식)와의 관련성을 강 하게 암시한다. 사실상 키치는 팝아트의 일상적인 가벼움의 미학과 한층 내밀한 관련성을 갖는 현상이기도 하다. 19세기 중엽, 화가와 화상들을 중심으로 널리 통용된 이 속어는 골동 품과 골동품 수집 및 애호 등, 한마디로 벼룩시장류와 관련되는 일체의 골동취미를 지시하 는 말이었다. 이러한 키치의 어원과 유래가 갖는 의미는 신세대 미술이 대중 문화와 갖는 친근성과 관련해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
무엇보다도 19세기 중엽이라는 특정 시기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당시 는 자본주의가 경제 시스템의 틀을 벗어나 일체의 인간 삶을 지배하기 위해 구조화하는, 거 대담론화하는 시기로 특징된다. 키치는 다름아닌 자본주의의 적자(嫡子)라 할 수 있다(물론 그 이전에도 키치에 준할만한 현상이 전무한 것은 아니지만). 즉 인간의 감성과 정신을 포 함한 일체의 존재를 물화(物化)하려는, 상품화하려는 자본주의의 왜곡된 욕구가 낳은 산물이 키치다.
키치적 산물이 갖는 의미의 지속성은 자본주의가 생산한 상품의 소비가 갖는 유행주기와 일 치한다. 키치적 감성은 유행과 마찬가지로 머물지 않는다. 키치의 현란하고 화려한 색채와 외양은, 키치가 소비성향과 소유욕구에 즉각적으로 어필될 수 있는 감각적 메커니즘에 의존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동시에 즉각적인 소비와 재빠른 노화(老化)라는 키치의 속성을 말해 준다. 이러한 키치의 속성 역시 유행과 동일시된다. 한편 유행이 일관되지 않듯이(물론 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