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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사람의 본성이 착하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악하다고 생각하느냐 하고 물으면, 착하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이 점은 철학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본성을 선으로 규정한 철학자가 대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사실 어떤 사람이 인간의 본성을 착하다고 생가가하는 것과 그렇게 생각하는 그 사람 자신이 과연 착하냐 하는 것은 별개 문제입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본성을 악하다고 보는 문제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자신이 악한 사람인간의 문제와는 별개입니다. 그런데도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눈으로 보기 마련입니다. 아마 이런 탓이었을까요? 순자는 생존 당시를 빼놓고는 역사적으로 별로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송나라 이후의 유학자들은 순자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순자는 무슨 근거로 인간의 본성을 악하다고 한 것일까요? 순자도 맹자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본성을 선천적인 것으로 규정합니다. 본성이란 배우거나 노력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의 도덕적인 측면에 주목한 맹자와 달리 순자는 배고프면 먹고 싶고, 추우면 따뜻하게 하고 싶고, 피곤하면 쉬고 싶은 인간의 자연적이고 생리적인 욕구에 주목했습니다. 이 욕구는 귀가 좋은 소리를 듣고 싶어하고, 눈이 좋은 빛깔을 보고 싶어하는 감각 기관의 이기적 욕구와도 통합니다. 순자는 이러한 생리적 욕구에 바탕한 이기심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욕구대로 간다면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순자가 볼 때 이러한 인간의 본성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 춘추 전국 시대의 혼란이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본성을 악하다고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