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Ⅱ. 호남의 민속과 집단적 인성의 상관성
지춘상교수는 “남도문화특질론”에서 먼저 호남의 문화결정요소를 자연적, 역사적, 사회적 조건으로 일별하여 보고, 가장 기층적인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자연적 조건과 역사적인 조건의 이율배반성을 지적했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 살기 좋은 천혜의 자연적 조건을 가진 것에 반해서, 역사적으로는 백제에 의한 마한의 망국, 신라에 의한 백제의 망국, 왕건에 의한 견훤의 몰락, 그리고 계속되는 고려조 왕건의 훈요십조와 조선조 가렴주구의 온상이 되었던 사실들을 열거하여 자연적 조건이 극히 좋은 호남지역이 역사적으로는 가장 억압받고 피해를 입어 왔던 사실을 대비시킨 것이다.
이러한 이율배반성이 기저가 되어 호남의 문화는 형성되었는데, 호남의 문화를 특성별로 3분하여 예술성, 풍류성, 민중성으로 요약했다.
호남은 자타가 공인하는 예향이다. 그래서 예술성에 대해서는 새삼 논의할 필요가 없다. 풍류성 역시 생활의 여유를 향유하는 바탕에서 길러진 문화적 현상으로서 호남문화에서 두루 확인되는 바다. 끝으로 민중성이란 역사적인 조건이 배태시켜 놓은 문화적 특질로서 오히려 공시적인 여러 현상을 통해서조차 드러나고 있는 예다. 오늘의 예술과 전근대사회의 그것이 서로 다르다. 지금의 예술가가 대접받는 것과는 달리, 과거의 전근대적 사회 환경에서 예술이란 차라리 서민들의 기능이었다. 지금의 예술이 과거에는 민중의 생활이었을 뿐이다. 바로 예술의 기능론적 기원설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풍류성이라는 것도 상류사회의 고상하고 고급스런 삶의 여유보다는 민중들이 만들고, 노래하고, 춤추는 가운데 생활 속에서 향유하던 민중 중심의 문화적 습속이며, 예술성은 그런 습속에서 우러났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