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길잡이
1976년 `문학과 지성`에 발표된 이 작품은 같은 제목의 연작 12편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중편 소설이다. 1970년 대 한국 소설이 거둔 중요한 결실로 평가되는 작품으로서, 전혀 낙원이 아니고 행복도 없는 `낙원구 행복동` 소외 계층을 대표하는 `난쟁이` 일가의 삶을 통해 화려한 도시 재개발 뒤에 숨은 소시민들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줄거리
난쟁이인 아버지, 그리도 어머니와 영수, 영호, 영희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도시의 소외계층이다. 실낱 같은 기대감 속에서 천국을 꿈꾸지만 통장으로부터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철거 계고장을 받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영수네 동네인 낙원구 행복동 주민들 역시 야단 법석이다. 어느 날, 철거는 간단하게 끝나 버리고, 그들 손에 아파트 딱지만 주어진다. 입주권이 있어도 입주비가 없는 마을 주민들은 시에서 주겠다는 이주보조금보다 약간 더 받고 거간꾼들에게 입주권을 판다. 그 동안 난쟁이 아버지가 채권 매매, 칼 갈기, 건물 유리 닦기, 수도 고치기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했으나, 어느 날 병에 걸려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어머니는 인쇄소 제본 공장에 나가고 영수는 인쇄소 공무부 조역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나간다. 영호와 영희도 몇 달 간격으로 학교를 그만둔다. 투기업자들의 농간으로 입주권의 값이 뛰어오르고 영수네도 승용차를 타고 온 사내에게 입주권을 판다. 그러나 영희 어머니는 전세값을 갚고 나니 남는 것이 없다. 영희는 집을 나간다. 영희는 승용차를 타고 온 그 투기업자 사무실에서 일하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에게 순결을 빼앗긴 영희는 투기업자가 자기에게 했듯이 그의 얼굴에 마취를 하고 가방 속에 있는 입주권과 돈을 가지고 행복동 동사무소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