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한국 민족주의의 특징
이상의 시각을 통해 해방 이후 한국에서 존재한 민족주의를 추적하기 전에 먼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민족주의의 특징을 논의하자. 첫째, 한국인들은 민족주의를 도덕주의적(moralistic)으로 사고한다(Ryang 1990). 다시 말해,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긍정적인 것만을 민족주의라고 인식하고 반대의 경우는 민족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런 인식 때문에 한국인에게 민족주의는 절대선(절대선)으로 인식된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근대국민국가로의 전환에 실패한 후 외세의 식민지--그것도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경험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성향은 제국주의의 지배를 받았던 제3세계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해방 이후 일민족 일국가를 형성하지 못한 채 적대적인 분단체제가 지속되면서 이런 성향은 더욱 강화되었다. 이는 양차 세계대전을 통해 민족주의의 반동성을 체험한 서구가 민족주의를 제어하려고 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특징이다.
둘째, 한국인들은 민족을 ‘초역사적 자연적 실제’(임지현 1999, 55)로 간주함으로써 민족주의를 목적론적(teleological)으로 인식한다. 다시 말해, 한국의 보편적인 민족주의 담론은 한민족이 단군과 함께 형성되었으며, 이후 자손의 번식과 함께 다양한 고대국가를 형성하다가 다시 하나로 통일되었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 따라서 한민족은 우연의 산물로 역사를 통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영토적, 문화적, 언어적 경계를 갖게 될 운명을 타고 난 것이다. 따라서 한국사의 서술은 전형적인 목적론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민족의 기원을 될 수 있는 한 빨리 설정하기를 바라는 것은 거의 모든 민족주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그 담론이 신화가 아닌 사실로 인식되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참고문헌
Breuilly, John. 1993. Nationalism and the state. 2nd ed. Chicago: Chicago Univ. Press.
Shin Gi-wook, James Freda and Gihong Yi. 1999. `The politics of ethnic nationalism in korea.` Nations and Nationalism. 5/4.
Hobsbawm, E, J. 1994. Nations and Nationalism Since 1780: Programme, Myth, Reality. 2nd Ed. Cambridge: Cambridge Univ. Press. 강명세 역.『1780년 이후의 민족과 민족주의』. 서울: 창작과비평사.
Sonia, Ryang. 1990. `Historical-judges of Korean Nationalism.` Ethnic and Racial Studies. 13/4.
임지현. 1999.『민족주의는 반역이다』. 서울: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