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나도 알고 있다. 행복한 사람만이
인기가 있다. 그런 사람의 말소리를 사람들은
즐겨 듣는다. 그런 사람의 얼굴은 아름답다.
마당의 뒤틀린 나무는
토양이 좋지 않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나무가 불구라고 욕한다.
하지만 그것은 옳다.
준트 해협의 푸른 보트와 즐거운 요트를
나는 보지 않는다. 내가 보는 것은
어부들의 찢어진 그물뿐이다.
왜 나는 마흔 살의 소작인 여자가 허리를 구부리고 걷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가?
소녀들의 가슴은
예전처럼 뜨거운데.
내 시에 각운을 쓴다면
그것은 내게 거의 오만처럼 보일 것이다.
내 안에선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열광과
칠장이의 연설에 대한 경악이 서로 싸우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펜을 잡게 하는 것은
두 번째 것뿐이다.
[시어, 시구 풀이]
준트 해협(海峽) :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의 해협
각운(脚韻) : 시구의 끝 글자에 다는 운
오만(傲慢) : 잘난 체하여 방자함
칠장이 : 비인의 미술 대학의 입학 시험에 응시했다가 낙방한 전력이 있는 히틀러를 지칭하는 말
마당의 뒤틀린 나무는 토양이 좋지 않음을 말해 준다. : 토양이 좋지 않은 마당에서 자라난 나무가 뒤틀린 모양을 하는 것처럼 왜곡된 사회 질서 속에서 살아가는 ‘마흔 살의 소작인 여자’가 행복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는 그 시대에 자신의 시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느끼고 있다. ‘준트 해협의 푸른 보트와 즐거운 요트’를 노래하면서 현실의 상처를 망각하기보다는 ‘어부들의 찢어진 그물’을 노래하면서 이들의 행복을 주장하고 찾아 내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