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리하여 우리 판례는 민법상 신의칙의 파생원칙인 실효(失效, Verwirkung)의 원칙을 고용관계의 존부를 둘러싼 노동분쟁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요컨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고용관계의 존부를 둘러싼 노동분쟁은, 그 당시의 경제적 정세에 대처하여 최선의 설비와 조직으로 기업활동을 전개하여야 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물론, 임금수입에 의하여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신속히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실효의 원칙이 다른 법률관계에 있어서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적용기준으로서 징계해고사유와 그 무효원인 및 징계해고된 근로자가 해고처분이 무효인 것을 알게된 경위는 물론, 그 효력을 다투지 않을 것으로 사용자가 신뢰할 만한 사정 내지 사용자가 새로운 인사체제를 구축하여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지의 여부 등을 모두 참작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강제해직의 경우에 이러한 우리 판례의 입장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야기된 강압적인 외포상태가 지금까지 계속하여 지속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을 객관적인 사유로 전제하고 있다. 즉 대법원은 제5공화국 당시의 사회분위기가 억압적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1980년 7월 9일 면직당한 자가 제소시인 1989년 5월까지의 전기간에 걸쳐 사법기관인 법원에 제소 등의 사법적 구제까지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외포상태가 연속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근로자가 1980년 합동수사본부소속 수사관들에 의하여 불법연행⋅감금되어 가혹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