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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오래 전부터 내 기분을 알고 있었겠지만, 난 어떤 은밀한 장소로 옮겨가서 조그만 오두막집을 짓고 온갖 제한을 받으며 그 곳에 숨어 살고 싶네. 한데 여기서 다시 내 마음을 끄는 조그만 장소를 발견했다네.
시내에서 약 한 시간쯤 떨어진 곳에 발하임(독자는 이 장소를 찾아 내려고 쓸데없는 노력을 기울이지 말기 바란다. 불가피하게 원본에 나오는 진정한 이름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 원주)이라고 하는 장소가 있다네. 어느 언덕에 자리잡은 그 위치가 참으로 재미있는데, 저 위 마을로 향하는 소로()를 따라가자면, 갑자기 온 계곡이 내려다보인다네. 나이에 비해서 시원스럽고 명랑한 마음씨 착한 여주인이 포도주와 맥주와 커피를 팔고 있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두 그루의 보리수인데, 이는 주위의 농가와 창고와 안마당으로 둘러싸인 교회 앞의 좁은 광장을 활짝 펼쳐진 가지들로 뒤덮고 있다네. 그렇게도 정답고 그렇게도 은밀한 장소를 발견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닐세. 나는 음식점에서 조그만 테이블과 의자를 하나 그리로 내다 놓게 하고 거기서 커피를 마시며 호메로스를 읽었다네. 어느 화창한 오후 처음으로 우연히 이 보리수 아래로 찾아왔을 때 이 장소는 무척 한적했었지. 모두들 들판에 나가고 없었고, 네 살쯤 된 사내아이만이 땅바닥에 앉아서 태어난 지 여섯 달밖에 되지 않는 아기를 두 다리 사이에 앉혀 놓고 두 팔로 감싸안아 자기 가슴에 기대도록 하여 마치 안락의자처럼 해 주고 있었다네. 검은 두 눈을 사방으로 두리번거리는 것으로 보아 무척 활발한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얌전하게 앉아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