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불안해하는 사람들
1-1. 불특정 다수의 희생과 죽음을 요구하는 사회
사람들은 친지들이 결혼하고 어느 정도 지나면, “이제 좀 안정이 됐냐?” “삶이 좀 자리를 잡았느냐?”하고 묻곤 한다. 이 안정이라는 말은 매우 좋은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뭔가 들뜨지 않고 삶에 평안함이 있는 안정을 추구하며 산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안정을 최상의 목표로 삼고 이것을 추구하려고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안정을 추구하면 살아왔지만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정말 안정한가요?’ 안정됐나요? 정말 안정감을 느끼고 살고 있나요? 이렇게 물을 때 사람들은 ‘안정을 위해 안달하며 목적의식을 가지고 달려왔지만 전혀 안정하는, 안정된 느낌을 갖고 살지 못합니다’라고 말한다. 우리의 총체적인 사회는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 모두에게 나름대로 안정을 줄 수 있는 사회가 아닌 것이다. 자기 혼자 원하는 것을 다가졌다고 안정되지는 않는다.
한 신문에 실렸던 불특정 다수의 살인에 대한 기사는 아직도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는데 나는 이것이 매우 긴박한 우리시대의 상황을 알려주는 메타포라고 생각한다. 옛날에 살인은 어떤 특정한 사람을 상대로 원한과 같은 특정한 이유에 의해 발생했지만 오늘날의 살인은 그런 특정인을 겨냥하지 않고 불특정다수를 겨냥하고 있다.
신문에는 농촌 총각과 도시빈민 근로자에 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실렸다. 경상도 지역에 영농의 꿈을 안고 시골에 가서 농사짓고 이를 발판 삼아 삶을 좀 일으켜 보려 애쓰는 한 농촌청년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빚은 늘어갔고, 울컥한 김에 청년은 대구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얼굴이 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