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러나 장소와 계절의 여견 때문에 일련의 예외를 둘 수밖에 없었다. 강이나 바다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는 흐르지 않는 물로 세례를 베풀어야 했으며, 차가운 물속에서 세례를 베풀 수 없는 계절에는 따뜻한 물속에서 세례를 베풀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규칙을 정한 배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 물을 덥혀 사용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물이 충분치 않는 경우 머리 위에 세 번 물을 끼얹게 한 것 같다. 이는 공동체의 일상생활에서 겪는 문제를 다룬 것 같은데, 그리 큰 신학적 의미는 없는 듯 하다. G. Schöllgen/W. Geerlings, op. cit., 43-45면.
‘흐르는 물’에서 베푸는 세례는 복음서와 나타난 세례를 그대로 따른 것이며, 이후 예외들은 그러한 형태를 상황과 여견에 맞춘 것으로 보여진다. ‘차가운 물’이 ‘따뜻한 물’보다 선호되는 것은 바다나 강에서 ‘흐르는 물’이 차가운 물이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침례외에도 세례가 초대 교회에서부터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박용규, op. cit., 140면.
거룩한 세례를 받으려면 먼저 자신을 정결하게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인상적인 점은 세례를 베푸는 사람이 반드시 금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식’을 나타내는 keleueis는 ‘비운다’는 뜻인데, 이는 금식의 의미가 자신을 비워 종의 형체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데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세례를 받는 사람과 주변 사람들도 금식을 할 수 있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례받는 사람에게 세례받기 전에 하루나 이틀 금식하도록 권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다케>, 7.1-4.
이는 <디다케>가 규칙을 무조건 적용하지 않고, 상대방의 신앙 수준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디다케>를 율법주의적 문서로만 간주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참고문헌
박용규, <초대교회사> (서울: 총신대학교출판부, 1994).
전성용, “디다케(Didache)의 구조연구 2”, <신학과 선교> 25 (2000), 361-381면.
Audet, J.-P., La Didachè. Instructions des Apôtres (Paris: Librairie Lecoffre, 1958).
Bakhiuzen v. d. Brink, J. N., “Didachê”, in: Andresen, C., etc. (ed.), Lexicon der Alten Welt. Band I (Zürich/München: Artemis Verlag, 1965), 730면.
Cross, F. L./Livingstone, E. A. (ed.), The Oxford Dictionary of the Christian Church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973).
Gillon, É., etc. (ed.), Grand Dictionaire Encyclopédique Larousse. Tome 3 (Paris: Librairie Larousse, 1982).
Schöllgen, G./Geerlings, W., Didache. Zwölf-Apostel-Lehre. Traditio Apostolica. Apostolische Überlieferung (Freiburg etc.: Herder, 1991).
Tuilier, A., “Didache”, in: Krause, G./Müller, G. (ed.),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Band VIII (Berlin/New York: Walter de Gruyter, 1981), 731-736면.
van de Weyer, Robert (ed.), Roots of Faith. An Anthology of Early Christian Spirituality to contemplate and Treasure (Grand Rapids: William B. Eerdmans Publishin Company, 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