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1. 1. 바울의 묵시적 종말론
계몽주의 세계관의 영향을 받은 현대 신학자들은 바울에게서 나타나는 묵시적 종말론의 요소들을 어떻게든 제거하려고 하였다. 이러한 경향에 속하는 대표적 해석학을 세 가지 들면, 첫째로, 역사-비판적 자유주의에 의한 신화의 제거 작업(demything), 둘째로, 불트만 학파에 의한 비신화화(demythologizing), 셋째로, 다드에 의해서 유행된, 실현된 종말론이라는 해결이다. 자유주의적 해석가들은, 묵시사상적 틀을, 바울 사상의 핵심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장식적 껍데기로 간주하여 벗겨내려고 하였다. 불트만은, 껍데기와 핵심을 취사선택하는 이러한 자유주의 해석학이 독단적인 방법임을 규명하였다. 그는, 바울 사상 전체가 묵시사상적-신비적 세계관 안에서 발생하며, 따라서 모든 바울의 사상은 재해석되고 비신화화되어야 한다고 가정한다. J. C. Beker, 『사도 바울』, 장 상 옮김, 한국신학연구소, 1998, 222f.
그러나 이러한 비신화화 작업은 실제로는 묵시적 요소들을 개인 실존의 차원에서 해소시켜 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종말의 때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묵시문학적 전망은, 역사와 관계된 것이 아니라, 인간학과 관계된 것으로 설명이 되었다. 불트만에 따르면, 바울이 장래에 관해서, 그리스도의 파루시아에 관해서, 죽은 사람의 부활에 관해서, 믿고 의롭게 된 사람의 영화에 관해서, 묵시문학적인 상상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바울에게서 진정한 축복은 의요, 그와 함께 하는 자유다. 그는 축복의 관념은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고, 축복의 상태는 이미 현재한다고 생각했다. Rudolf Bultmann, 『역사와 종말론』, 대한기독교서회, 1982,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