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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서 이미 섹슈얼리티는 여러 차례 정치적 문제로 대두하였다. ‘성의 정치학’을 가장 먼저 외친 세력은 아마도 페미니스트들일 것이다. 나비가 꽃을 찾듯이 남녀가 사랑하고 가족을 이룬다는 ‘자연 질서’에 대해 1960년대 이후의 페미니스트들은 누구보다도 철저한 비판을 제기하였다. 가족이란 남성이 여성의 노동력과 재생산능력을 통제하는 기제로써 전 사회를 관통하는 가부장제의 원형이며, 남성에게 사랑 받는 로맨틱한 여성상이란 자연적 암컷의 운명이 아니라 남성 판타지의 투사물일 뿐이라고 외친 것이다. 더 나아가 기존의 정치와 지배구조가 양성에게 중립적인 자연적·정상적인 질서가 아니라 여성을 배제하는 남성중심적 기원에서 유래함을 드러내는 연구들이 쏟아졌다. 한 예로 페미니스트 정치학자 페이트만(C. Pateman)은, 로크(J. Locke)나 루소(J. J .Rousseau)로 대표되는 근대 민주주의 사상이 왕권 중심의 가부장적 정치이론을 비판하면서 내세운 ‘사회계약’의 남성중심성을 폭로한다. 혈통에 기반한 국부(國父)로서의 왕의 권위를 부정하면서 가족 내의 위계관계는 정치적 권력관계에서 분리되었고, 시민들 간의 평등한 계약에 기초한 새로운 민주주의란 기본적으로 아버지를 몰아낸 ‘형제들의 계약’이다. 이런 과정에서 가족이 정치와 분리되고, 여성은 (루소에게서 드러나듯이) 가족 내의 존재로 한정되었으며, 결국 여성은 ‘(남성)시민’이 될 수 없는 비정치적 인간으로 규정되었다는 것이다.
동성애자들의 사회운동은 더욱 험난한 길을 걸으면서 ‘정상/도착’을 규정하는 의학적 권위에 도전하였다. 이들의 로비와 투쟁으로 동성애가 정신질환의 목록에서 삭제되었으며, ‘AIDS는 동성애자에게 하늘이 내린 천벌’이라는 식의 근거 없는 낙인도 어느 정도 극복된 것 같다. 그러나 ‘반자연적·성도착적’ 존재로 규정되었던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인권과 시민권을 획득하는 정치적 인간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과 싸움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