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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온생명
생태계 안에서의 인간의 이러한 여러 활동들은 인간이 지닌 지적 능력에 의해 크게 고양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의 이러한 지적 능력이 지닌 보다 큰 의의는 이것이 인간으로 하여금 새로운 차원의 문화 즉 정신문화를 이룰 수 있는 바탕이 된다는 점이다. 인간은 이제 이러한 정신적 능력의 소유로 인하여 창조적 정신활동이 가능한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인간의 문명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 이러한 정신적 능력을 기반으로 인간이 이루어 낸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삶의 양식을 총칭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지적 능력은 주변 생태계와의 종적, 횡적 관계로 대표되는 물질적, 사회적 차원의 삶을 변형시키는 것 뿐 아니라 또 하나의 삶 즉 정신적 차원의 삶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다. 이러한 지적 관심을 지닌다는 점에서 인간은 온생명을 구성하는 수많은 개체생명들 가운데 매우 독특한 위치를 점유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최초로 자신이 속한 생명의 전모 즉 온생명을 파악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온생명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인간의 출현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내부로부터 자신을 파악하는 존재가 생겨났다는 것은 곧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의식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개인으로서의 인간은 그 중추신경계를 이루는 신경세포들의 활동에 의해 몸 전체를 자신이라 여기는 하나의 의식 주체이다. 그러나 인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시 개체적 지능을 바탕으로 서로 사이에 정보적 연결을 지닌 문화공동체를 이루었으며, 이렇게 하여 이루어진 집합적 지혜에 의해 전체생명을 시간 공간적으로 꿰뚫어 파악하는 새로운 이해에 도달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만일 문화공동체를 통해 파악한 이 전체를 자신이 기왕에 지닌 중추신경계 활동의 연장선에서 파악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확대된 전체 의식 공간을 새 주체의 의식내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는 인간이 온생명을 `나`로 의식하는 새로운 의식의 단계에 이른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