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끝으로 녹색은총은 우리고 하여금 다른 사람, 다른 존재의 소리를 듣게 해준다. 산에 올라 나무의 흐느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 새의 울음소리를 진정 새 소리로서 들었는가? 바람 소리는? 오염되어 흐르는 강의 절규는? 지금껏 우리는 자기 소리만 내고 살아 왔었다. 하나님께 기도할 때에도 우리는 자기소리만 내었다. 정작 하나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내적 고요, 기다림도 잊은 채 말이다.
3. 적색은총의 새로운 발견
그렇다면 적색 은총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아는바, 노아홍수 이후 새 세상의 존립요건으로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두 가지 단서를 지키도록 하셨다. 첫째는 사람들의 눈에서 억울한 눈물이 흐르지 않게 할 것이며 둘째는 동물들을 피째로 먹어서는 안된다는 명령이었다(창9:1-7). 동물들을 생명 그 자체로서 취해서는 안 된다고, 탐욕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전자가 인간세계 속에서 인간간의 형평성(정의) 물음이었다면 후자는 인간과 자연간의 생태학적 균형에 대한 언급이라 짐작된다. 바로 이 두 가지 단서가 지켜지지 않음으로 해서 오늘의 세게는 모든 피조물들이 탄식하고 고통하는 현실로 변해버리게 되었다. 롬 8:17에 `모든 피조물들이 탄식하며, 신음한 채 하나님 아들들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실상을 웅변하고 있다.
이러한 고통으로 인해 하나님의 적색은총, 곧 십자가 사건이 필요로 되는 것이다. 붉은색 은총이란 밖으로부터 들려지는 아픔, 고통, 비탄의 소리들을 듣게 하며 그 소리와 내적으로 하나되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