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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길이 열리기 전에 진행되는 이벤트들
진도 동남단 해안 마을 회동으로 가는 길은 밀려드는 차량 행렬로 멀다. 하지만 축제마당을 찾아가는 차창 밖 무르익은 봄날이 그려놓은 길녁에는 한창 유채꽃이 샛노랗게 들머리를 채색하고 있다. ‘영등살’축제가 열리는 회동 들머리 길목에서 입장권 역할을 하는 축제의 캐릭터 ‘진돌이’를 사서 달아야 한다. 축제를 관광상품화하여 지역 경제에 보태는 것이다.
바닷길이 열릴 때를 기다리는 동안 회동 앞바다에서는 오색 풍어 깃발이 펄럭이는 수백 척의 어선들이 ‘해상선박 퍼레이드’와 ‘뗏목놀이’를 펼친다. 축제 주무대인 야외 민속공연장에서는 수많은 외국관광객을 위해 일어와 영어로도 보조 진행 멘트를 해주는 가운데 진돌이 행진을 시작으로 진도가락과 ‘진도 씻김굿’, 용왕제 등 열림굿판이 인간문화재들에 의해 벌어진다. 대구시립국악단과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신명나게 돌아 동서 영호남 화합을 굳게 다지는 ‘강강술래’도 펼쳐진다.
특히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로 지정된 ‘진도씻김굿’판이 벌어지자 긴 세월 이 섬에 서린 슬픔을 우려낸 정한의 소리와 춤사위에 젖어 오관을 온전히 열어보려는 관광객들의 진지함은 더해 간다. 세계 민속 음악제에서 금상까지 탄 바 있는 시나위 진양 장단 가락은 흰옷 입은 무녀의 무가와 어우러져 내밀한 곳까지 젖어들어 몸을 섞듯 깊은 울림으로 망자의 넋을 부른다.
굿판은 망자가 이승에서 못다 푼 한을 상징하는 흰 무명천을 푸는 ‘고풀이’를 거쳐 ‘영등살이’로 씻겨 나가고, 막바지에 좋은 세상 이어진 길의 상징으로 길게 펼친 무명천 33척을 들고 들어서서 ‘길닦기’를 하자 진도 사람인 듯한 관객들은 저승으로 갈 노잣돈을 무명천 위에 올려 놓는다. 비록 무대위의 ‘씻김굿’이지만 이곳 진도 사람들은 실제 넋의 한을 씻기는 행위에 함께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