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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에돔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으로 엇갈리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두 족속은 지파동맹 시절부터 분명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지파동맹이 민족체적 결속력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에돔 족속은 상대적으로 배제된다. 이후 이스라엘 역사에서 이 두 족속은 서로 다른 국가를 발전시켰으며, 이러한 약육강식의 원리는 분명 양 족속간의 적대감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지배와 복속, 착취와 약탈이 이 두 족속의 관계를 규정지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내부에는 자신
들이 서로 혈연적 연계를 이루고 있다는 오랜 전통이 기억되고 있었으며, 아마도 이것은 왕조와는 무관하게 전승되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이런 전승은 왕조에 대한 비판의 담론에서 간혹 발견되기 때문이다. 제3이사야에서 절정에 이르는, 적대감의 해소를 향한 이러한 기억술은 비록 소소하였으나, 역사 속에서 그러한 기억이 헤쳐나왔던 거센 풍랑을 상기할 때, 매우 유의미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우리는 이러한 관점에서 적대감의 증폭을 지향하는 담론화와는 달리, 그것의 해소를 지향하는 성서의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시각에서 에사오를 다시 읽고자 한다. 사실, 이스라엘 역사에서 다윗 왕가에 의한 지배와 착취의 이야기, 그로 인한 에돔 족속의 피어린 절규의 소리는 은폐되어 있다. 예컨대 텍스트 전체에서 에돔에 관한 이스라엘 사람의 감정이 반영되어 있는 오바디야서는 증오의 역사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만을 순진하게 읽는 우리는 솔로몬에 반기를 든 에돔의 지도자 하닷의 항변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실상, 왕국시대의 역사 속에서 양자는 화합하기보다는 상대를 타자화하고 파멸시키는 데 몰두해 왔고, 특히 주된 가해자는 이스라엘이었다. 요컨대 우리가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서로를 향한 적대의 역사는 분명 역사적 이유를 갖고 임으에도 불구하고, 이젠 그것을 해소해야 한다는 성서 내면의 소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