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2. 선교를 둘러싼 이런 양극적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의 일치에 대한 성서적 전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구원에 대한 이른바 수직적(초월적), 혹은 수평적(역사적) 이해를 둘러싼 갈등도 분열의 한 배경이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단서를 제공하는 성서적 전거를 우리는 에스겔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예언자 에스겔이 들은 하나님의 약속은 남왕국과 북왕국으로 분열된 이스라엘의 구원에 관한 것이다.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분열된 것을 단순한 외적 분열로 보지 않는다. 분열은 이스라엘이 한 분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이고, 이방신들, ‘우상들과 가증한 물건들과 모든 죄악’(겔 37,23)에 굴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예언자 에스겔에게 구원은 두가지의 일치와 관계되어 있다. 즉 민중과 민중을 해방하시는 하나님과의 일치가 그 하나고, 분단된 민중의 통일이 다른 하나의 일치이다. 하나님은 자기 민중을 이방인의 손에서 ‘해방시킴으로써’, 그들은 ‘함께 모으심으로써’ 그리고 그들을 우상숭배와 죄로부터 정결하게 함으로써 통일시킨다. 하나님은 동맹관계를 다시 강화함으로써 민중과 하나가 된다: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민중이 되어야 한다’. 마침내 하나님은 ‘민중 가운데 거하심으로써’ 자기 민중과 하나됨을 이룩하신다. 몰트만은 에스겔의 이런 비전으로부터 일치는 하나님과의 수직적 통일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분열된 민중의 수평적 통일은 하나님과의 수직적 통일에서 시작될 때에만 평화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위르겐 몰트만, 그리스도가 계신 곳에 생명이 있습니다(채수일 역), 대한기독교서회 1997, 27-29 참고.
하나님과의 수직적 통일 위에서 모색되는 수평적 통일을 에스겔은 두 막대기의 결합이라는 상징으로 표현했는데, 이것은 어느 한 편이 다른 편에 의해 흡수되거나 굴복함으로써 성취되는 일치를 거부하는 상징이라고 하겠다. 두 개의 서로 다른 막대기에서 하나의 새로운 막대기가 생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