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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클라이스트의 작품에 나타난 법제도들은 당시의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으며, 일부에는 작가의 임의가 개입이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교회가 상당수 세속화되고 교회권의 정치권 개입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등, 교회의 모든 권한이 국가의 권력 아래에 놓여 있던 프로이센의 사회와 클라이스트가 그리고 있는 교회의 모습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클라이스트의 작품들에 나타난 법규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그 생성과정이나 입법자에 대해 전혀 언급이 되거나 문제시되고 있지 않다. 법규들은 이미 주어진 것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법의 정당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작품은 바로 『미하엘 콜하스 Michael Kohlhaas』이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비교적 긴 저작기간을 거쳐 쓰여진 이 작품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대표적인 인물을 재창출해 내고 있다.
여기서는 개인의 권리와 자연권의 개념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작가는 여기에서 민사 소송시에 개인이 무력으로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자구권 Fehderecht이 인정되었던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개인의 권리가 국가라는 범주 안에서 어느 정도 인정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말장수 콜하스라는 인물의 설정이다.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에 속하는 선생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농장과 토지 등 신분에 걸맞지 않은 부를 축적하고 법률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무력투쟁에 나서기 전까지 그가 변호사와의 상의 하에 소송을 준비하는 것이나 법원에 제출하는 탄원서 등은 인척관계로 뒤얽힌 작센의 무질서한 사법기관의 모습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