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언어는 하나의 미로다. 당신이 어떤 한 측면으로부터 오면, 당신은 길을 잘 안다; 당신이 어떤 다른 측면으로부터 그 동일한 자리에 오면, 당신은 더 이상 길을 잘 알지 못한다(203)
『탐구』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주로 ‘언어’에 관해 말을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 속에는 놀이, 학교 교육, 규칙, 논리학 등등의 이야기가 서로 손 잡고 널을 뛰고 있다. 다만 ⅓정도를 탐구한 결과 그에게 있어 ‘언어’의 문제는 하나의 선택이었다는 것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즉 언어를 위한 언어철학이 아니라, 다른 무엇을 위한 ‘언어에 관한 철학’이다.
『탐구』에서 그가 분명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은 규범과 규칙이라는 것의 폭력성, 교육에 의해 아름답게 포장된 ‘질서’의 허무함이다.
‘본질은 우리에게 숨겨져 있다’ : 이것이 우리의 문제가 지금 취하고 있는 형식이다. 우리는 묻는다: “언어란 무엇인가?”, “명제란 무엇인가?” (92)
늘 진리란 존재하고, 본질이란 견고한 형태로 어딘가에 있는 것, 다만 우리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주장들이 그 진리,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가지치기를 해왔다는 것, 그리고 그 와중에 잘려나간 삶의 가지들이 가지는 위대한 가치에 대해서 비트씨는 말하고 싶어한다. 애매하고 불확실한 것에 대한 불신이 도대체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알수 없다고 말하는 그는, 모든 상황과 개개인의 삶 자체가 가지는 다양함에 대해서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